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광고리뷰

소음통, 주차통... 약 먹으면 나을 수 있나요?

작성자 정보 없음2014-09-15
소음통, 주차통... 약 먹으면 나을 수 있나요?
요즘 공익광고에 보기 드문 제약 광고 기법을 이용한 광고가 나왔다.
더운 여름날 아침, 밤새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분해과정을 거친 음식물 쓰레기를 마주하는 느낌. 은은한 조명 아래 잠자리에 들 무렵 스멀스멀 올라오는 담배 연기. 고위층의 시차를 방불케 하는 힘차고 당당한 발걸음이 두려운 하위층의 고통은 국민의 71%가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에 살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익숙함으로 다가온다. 적어도 소음통, 주차통, 흡연통 정도는 아파트에 살면서 한두번쯤은 겪어 봄직한 흔한 일이 아니던가? 이를 ‘공동주택 생활통’이라 명명한 공익광고는 ‘소통약’을 처방함으로서 이웃 간 짜증나고 머리 아픈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‘서로 이해하고 웃음지어보자’고 제안한다.
 
공익광고라고?
뭔가 평소와 다른 공익광고라는 느낌이 든다면, 답은 빙고! 이번 공익광고 ‘타인배려-약사‘편은 아직 프로의 세계에 입문하기 전인 대학생들의 통통 튀는 아이디어를 통해 만들어졌다.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(kobaco)가 AIE(Advertising in Education)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한 산학협력캠페인의 결과물인 것. 이 캠페인은 광고인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광고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아이데이션 과정, 스토리보드 구성, 경쟁 프리젠테이션 참여, 촬영, 편집, 녹음 등 광고제작 과정을 경험하고 실제로 제작한 광고가 방송에 노출될 때 까지 실질적인 광고 제작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. 이번 타인배려-약사 편은 최종 선정된 상지대학교 언론광고학부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된 작품이다.
아파트가 아닌 “아파”트에 살다.
상지대학교 신동선 군은 공익광고 ‘타인배려-약사’편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집의 개념이 ‘편안하고 행복한 집‘이 아닌 ‘고통스럽고 짜증나는 집‘이 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. 이웃간 층간소음으로 인해 벌어진 살인사건의 댓글이 피해자보다는 오히려 가해자의 마음에 더 공감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이웃 간 벌어지는 문제가 단순히 ’갈등‘이 아닌 ’해결되지 않는 고통’이라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. 이러한 문제인식을 통해 ‘아파’트에 살지 않기 위해서 ‘고통-약-효과’를 보여주는 제약 광고 전략을 이용하여 “공동주택 생활통엔 소통이 약” 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것. 그 결과로 이웃간에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작은 노력이 상처를 치유하는 명약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‘타인배려-약사’편이 탄생하게 되었다.
이해하고 웃음 짓는 ‘이웃’
소통은 ‘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하며,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’을 뜻한다. 적어도 고위층의 소음 발생 이유를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, 나의 흡연이 누군가를 힘들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면 아파트는 오히려 나를 외롭지 않게 지켜줄 든든한 생활공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?
공익광고라는 도구로 소음과 갈등 없는 행복하고 편안한 집을 직접 지어줄 수 있는 방법은 없다. 하지만 소통약의 효과를 체험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임상 테스트는 가능하다. TV, 인터넷, 지하철,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방송 되는 사용설명서를 주목하시라. 다만 이 소통약은 어디서도 살 수가 없어 우리 스스로 직접 제조해 먹어야 한다는 것이 숙제다.